망각 썸네일형 리스트형 착각 25년여를 한결같이, 주일마다 예배당에 하나님 찬양 가듯이, 일요일이면 습관처럼 가뿐 사뿐 오가는 내 집 안마당 같은 용마산인 것을, 오늘따라 왜 이렇게 숨은 가프고 걸음은 무거운지? 턱 밑까지 차오르는 숨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응당히, 나이 탓 세월 탓이리라 위로 아닌 위로를 삼아볼 제, 이 무슨 궤변이며 이 무슨 장난인지? 세월을 놓쳤는지? 정신 줄을 놓친 건지? 사각거리는 갈참나무 잎 사이로 진분홍 진달래꽃이 실성한 듯 실실 웃고, 앙상한 덤불 속 진노랑 개나리꽃이 달밤 별무리처럼 반짝거린다. 입동이 지나고 소설이 코앞인데 이 벌건 백주 대낮에, 실성한 봄꽃들이 시절을 망각한 채 날 조롱하는 것인지? 세월을 놓친 금춘의 나그네가 석양노을도 지기 전에 정신 줄을 놔버린 것인지!!? 2021년 11월.. 더보기 망각의 강 겨울나무 끝에 남겨진 메마른 한 잎새와 그 잎새 끝을 간질이는 한줄기 바람과 동녘을 밝히며 타오른 빛나던 하루해도 모든 것은 이미 그 끝에 머물러 있다. 벽 한켠에 우두커니 걸린 마지막 남은 한 장 달력처럼, 이순을 바라다보는 쉰여덟 초로 나그네의 저물어가는 하루처럼, 지나버린..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