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발원
긴긴 5일간의 추석연휴 끝, 용마산 능선에 예사롭지 않는 급격한 변화의 조짐이 불어칩니다. 스산한 가을 산에 성깔 진 바람과 변심 깊은 하늘에 일그러진 구름, 낚시를 핑계로 두 정인을 볼모삼아 밤 장막 짙게 드리운 연천 한탄강줄기, 부엉이울음소리만 간간이 정적을 깨는 달도 별도 숨어 침묵하는 밤, 대자연의 숨결에 죽은 듯 동화된 채, 한 친구와 한 전우와 각시를 동반한 신선 지경으로부터, 밤샘하고 돌아온 어젯밤 여운에서 채 깨어나기도 전인데, 도심 가을 산에 훼방꾼처럼 점령군처럼, 불안감을 키우는 이 조짐은 무엇입니까? 지난, 빼앗기고 잃어버린 것에 대한 보상의 변화는 혹여 아닐지라도, 놓치고 깨어진 것에 대한 재 반복의 징후만은 결코 아니기를, 미련과 연민 외면과 방관으로부터 속죄와 용서를 허락하는 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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