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순일곱 썸네일형 리스트형 예순일곱 겹 덧대진 나의 봄 앞에서 도심 차도 변 양 옆 가로수는 알고 있으리라. 빌딩 숲 그림자 그늘이 제아무리 길고 높아도 그 본바닥 밑은 이미 봄이라는 것을, 하늘도 알고 있으리. 오는 봄 시샘하는 꽃샘바람이 제아무리 드세고 매서울지라도 잠시 머물다 간 그 자리엔 이미 봄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을, 나 또한 그러함을 익히 잘 알지만, 아득히 먼 어느 긴긴 한겨울 밤, 허술하기 짝이 없었던 우리집 방문 문풍지에서는 어쩌면 그토록 길고 오래도록 온 밤을 지새가며 서글픈 자장가를 불러댔었는지? 우수가 지나고 난 지난 엊그제 밤엔 무슨 연유로 그 엄청난 눈 폭탄 세례를 퍼부어 이 세상을 온통 눈꽃 천지로 표백했던 것인지, 그 당시엔 그냥 그런줄로만, 그 속내를 속속들이 다는 알지 못 했을지라도, 어느새 금시 딱 마주한 또 한 봄 앞에서, 이젠..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