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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

태풍전야 참으로 파란만장한 여름입니다. 이미 처서가 훨 지났으니 이내 곧 이런 채로 홀연히 물러가겠지만, 대홍수의 악몽으로부터 채 깨어나기도 전, 순간순간 위기일발 휘몰아쳐오는 태풍 바비 마저 역대 급이라는 기상예보에, 그저 유구무언 불안과 걱정이 가중되는 그야말로, 태풍전야의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만, 대자연의 거대한 소용돌이 앞에 그저 작고 나약한 인간이기에, 아무쪼록 바비만은 한반도 상공을 어루만지듯 스쳐지나가며 코로나19악령까지 몽땅 쓸어 담아 조신하게 사라져가기를 간절히 바라는 기도와 함께, 남은 여름이 우리들 모두께 안전하고 가뿐한 일상이 거듭되기를 손 모아 빕니다. 2020년 8월 26일 더보기
처서 언제 보았던 해님인가? 얼마 만에 찾은 일상인가? 긴 악몽에서 힘겹게 깨어나 겨우 돌아온 용마산 몬당에, 때 놓친 한여름 초대 손님 애걸복걸 하소연이고, 장마에 부르튼 진초록 숲엔 찬란한 햇빛이 만연한데, 어느새 하늘은 청연한 얼굴로 흰 뭉게구름을 두둥실 드리우고, 홀연히 불쑥 들이닥친 처서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합니다. 수마가 휩쓸고 간 저 땅에도 희망의 바람은 불어줄 것인지? 천인공노할 사랑제일의 망동으로부터, 이 땅에 평화의 바람을 불러올 것인지? 내 안의 깊어진 이 찐득한 시름까지 휘몰아 쓸고 갈 바람이었음 좋겠습니다. 2020년 8월 23일(처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