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서녘 외길을
한결같이
오가는 해는,
묵직한 배낭을 메고
산몬당을 오르는
노 나그네 걸음마냥
하루 또 하루가
더디기만 하고,
한 치의
여지도 없이
뭉텅뭉텅 가는
세월은,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앰블런스를
보는 것처럼 빠르고
급하기만 합니다.
지난 아침 출근 길엔
그윽하던
아카시꽃 향기가
온 하루를 새록새록
설레게 하더니,
오늘 오후 산행길엔
흩날리는
아카시아 꽃비가
나그네의 가슴에
열찬 바람을
몰고옵니다.
언제
또 금방 붉은 꽃잎을
뚝뚝 떨구며
그 바람과 함께 사라질
덩쿨장미 꽃은,
싱그러운 초록 바다에
불을 싸지르며
5월을 더한층 빛내 줄
열정의 불꽃을 한껏
피워 올립니다.
2023년 5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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