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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나들이(미식탐방)

올겨울 온난화가

엉뚱 없는 내게

횡재수가 될 줄이야~~

 

각축을 벌리던

강원 권역 송어축제가

줄줄이 엮여서

유산이 된 바람에,

꿩 대신 닭이라도

취할 심산으로

송어 맛 집을 검색했다던

사위와 딸아이가,

용케도 찾아낸

양평 계정횟집,

우연찮게 산 벗님들과

산행 후 뒤풀이 겸

맛 집 탐방을 다녀오면서,

차후 아이들과 함

가보고 싶었던

명소이기도하여,

하는 수 없이

거절을 못하고

오후 산행예정을

포기한 채,

가족나들이 요청을

기꺼이 받아들여

그 곳을 목적 삼아,

늦은 아침을 마친 후

여유롭게 출발하여

도심을 빠져나가는 중,

운전석과 조수석에

나란히 앉은

사위와 딸의 벤츠 속도가

한껏 여유롭고

날렵하다.(10:45)

 

시장이 반찬이라 하였으니

점심시간을

2시 반 이후로 계획하고,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장소를 검색하려다

문득 떠오르는 한 곳,

지난여름 평창휴가 시

돌아오는 길에

재식친구부부께 안내했던

그 더 그림,

딱 안성맞춤이겠다 싶어

아이들한테 장소설명을 하고

중간기착지로

내비여사께 아뢴 후,

아내를 옆에 그 옆에 아들과

셋이 나란히 앉은 뒷좌석에

뒤로 몸을 기대

느긋한 여유를 누린다.

아내와 아들이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유쾌한 분위기 속,

차창 밖으로 스쳐가는

산과 들과 마을을

내다보며,

이미 입춘이 머지않았을

겨울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며

나름 심리적 안정과

평안을 얻는다.

 

눈에 띄게

한적한 차도에

왠지 모를

묵직한 피로감,

설 연휴 직후 주일과

겨울 온난화로부터 오는

긴장 이완에 이어

창궐하는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감염에 대한

심각성과 두려움이

치명적 결정타가 되어

나들이객들의

마음과 발과 손을

칭칭 묶어둔 때문이리라.

뻥 뚫린 자동차전용도로

이따금씩 스치는

휴게소마다

여느 주말연휴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름을

대번 느낄 수 있다.

 

내비여사께서 명하는 대로

집으로부터 출발한지

두 시간 남짓

더 그림 주차장에

다소곳이 안착한다.

(12:30)

 

입장티켓을 구입하러

서둘러 매표소로

성큼성큼 가는 내 뒤를

바짝 따라오던 아이들이,

오늘 경비는 저이들이

가족카드로 쓰기로 했다며

한사코 밀어내는 바람에

한걸음 뒤로 물러나

관망모드를 취하자,

아들이 곧

티켓을 구입,

곧장 입장과 동시

오밀조밀한 경내 분위기에

모두들 매료되며

사진촬영에 빠져든다.

입장권이 곧

차 주문 권 이기도하여

잠시 사진촬영을

멈추게 하고

대기실로 들어가,

긴 테이블에

반을 차지하고 앉아

각자 선호하는

음료커피를 표시

주문을 넣은 후,

기다리는 동안

장내 진열 상품

쇼핑을 즐긴다.

얼마가 지난 후

테이크아웃 신호기가

진동음을 알려오자

다들 테이블로 돌아와

오붓이 다정스레

마주보고 들 앉아

유쾌히 티타임을 즐기며,

딸아이로부터

올 한 해 동안

각자의 목표와

희망사항 말하기를 시작으로,

우리 가족의 변화와 발전

평안과 행복 쌓기에 관한

이야기를 서로 나누고

공감하며

깊은 가족애를 쌓는다.

그러기를 수십여 분

다들 흐뭇하고

훈훈해진 가슴으로

밖으로 나와

경관탐방에 돌입,

잠시를 그냥

지나쳐가지 못하고

서로들 불러 뭉쳐서며

사진 찍기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안내 겸

앞서기도 하고

뒤따라가기도 하며

사진을 찍어주기도

찍히기도 하는 동안,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즐거워들 하는 모습에

함께 섞이고 동화되며,

 

이러고 보면

아니

따지고 보면,

사랑도

행복도

삶도

그다지 별것이 아닌 것을?

그냥

함께 하잘 때

같이해주고,

가자는데 따라서가고

오자는데 따라서오며

있는 만큼

웃고 즐기고 나누고

느끼고 누리면 되는 것을,

항상 있는 것도 아닐 것을

내일이면 또 주어질 것처럼

미루고 지나쳐버리면

그 것으로 끝이라는 사실을

외면한 채,

사는 동안 내내

쫓기듯 지나쳐버리고

습관처럼 밀쳐두며

그러함이 곧

삶이고 인생일 것이라

믿어왔지 않았던가?

앞서가는 아내를

잠시 불러 세워

웃게 해 한 컷 찍고,

뒤따라오는

아들을 불러

우리 둘을

한 컷 하게한 후,

아들을 다시 불러들여

아들과 셋이

셀프 컷까지~~

저만치 뒤따라오는

, 사위를 기다리며

소박한 행복에 젖는다.

 

요리조리

장소를 옮겨가며

닭살스런 포즈로

연신 셀프 컷을 하기도,

유쾌 발랄이 웃으며

서로를 불러대는

딸과 사위,

신세대답게 알콩달콩

양가가족 소중히

웃어른들 잘 챙기며,

예쁘고 지혜롭게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이

참으로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종종걸음으로 오가면서

지 엄마와 밀착하여

셀프 폰 봉대를

이리저리 옮기고 틀며

우스꽝스런 몸짓을 해대는

아들이 또한

곰상스럽고(?) 든든하고,

저렇게 신바람이 나서

좋아 싱글벙글 인 사람이,

지난여름

재식친구부부랑

함께 왔을 때,

밉살맞게 퉁퉁

뿔어 있을 때와는

너무 다른 모습에

도저히 그때 그 모습은

믿기지가 않는다.

 

그렇게 한 시간 반여

더 그림의 산책코스를

완전정복 후,

흐뭇함과 행복감으로

가슴이 흥건해진 채

더 그림 주차장을

빠져나오다가,

(14:15)

 

이번이 이미

세 번째 방문인지라서

좌측 바로 가까운 위치에

(자동차로 5분 거리)

한적하고 수수한 절

사나사가 있음을 잘 알기에,

계획했던 점심시간을

훌쩍 넘긴 시간이긴 하지만

2차 경유지로

급 끼워 넣기 한 후,

금방 사나사 주차장에

가뿐히 스르륵 차를 들이민다.

 

돌계단을 올라서

범종각을 지나

대적광전에 이르러

아내와 아이들 사위까지

법당 안으로 들어가

예불올림을 잠시 지켜보다

살며시 극락전을 돌아

절 마당을 걸어 나오며

문득,

여기 올 때마다

매 번 느끼는 궁금증,

거의 모든 사찰의 경우

목조건물에 석탑물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사찰의 역사와 격식과

품격을 표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여기 사나사

절 마당 한가운데

고목나무(?) 앞에는

생뚱스럽게

철제(스텐)물로 제작된

나선형태의 조형물이

묘한 시공간적

대조를 이루며,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으면서도 보면 볼수록

뭔가 의미심장한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한 점과,

바로 그 우측 뒤편

대적광전 오른쪽 앞

화단 모서리에,

역시 둥근 형체의

철제 조형물이

잔뜩 녹이 슬은 채

마치 부처님의 법문과

무슨 연관이 있을 것처럼

자리를 지키고 있음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오늘도 역시

우매한 중생은

이 애매모호한 형상의

조형물 앞에서

풀리지 않는

의문과 숙제를 안은 채,

예불을 마치고 나오는

가족들과 함께

사나사를 나온다.

(14:20)

 

다들 얼굴엔

만족감이 역력하고

적당히 시장 끼가

고조될만한 시간,

오늘의 최종 목적지

계정횟집을 향해

벤츠의 엔진소리가

높아갈수록

기대와 식욕 또한

비례 상승 한다.

용문을 지나

원주, 횡성방향으로

꼬불꼬불 산길을

돌고 또 돌아

지루하다싶을 만큼

달리기를 거듭한 끝에,

산길 내리막

어느 한적한 시골농촌

마을 어귀 앞에서 좌회전하여

논가운대로 진입하자,

바로 입구 우측으로

호수처럼 꽤 넓고 멋스런

연못을 아우르고

반질반질 닳은 맨땅 주차장을

넌지시 내놓은 채

허름한 단층 구옥이

숨은 듯 기다리고 있다.

 

다행스럽게(?)

때늦은 시간인지

아니면 역시 코로나의

영향력인지?

번호표를 받고

순서를 기다려야하는

수고는 덜은 듯하여,

차에서 내려 잠시

연못주위를 돌아보며

긴장을 해소한 후,

홀 안을 지나 방으로 들어가

테이블을 차지하고

자리에 앉는다.

그래도 내부엔

빈자리가 몇 없을 만큼

손님들로 빼곡하고,

곧 주문과 함께

5인 차림상이

긴 테이블 위에

빈틈없이 꽉 들어찬다.

(15:25)

 

시장 끼까지 더해져

송어회의 참맛을 느끼기에

더없이 좋을 찬스

다들 예외 없이

왕성한 식욕을 드러내며

금방금방 소진되는

셀프리필메뉴를 번갈아가며

채워놓기가 바쁘다.

딸아이는

송어나 연어 회에

이미 맛이 들린 편이고,

사위역시

가리는 음식 없이

다 맛있게 잘 먹는 식성이라서

먹는 모습이 참 예쁘다.

아들과 아내는

비린 생선회를 별로

선호하지 않은 편이여서

다소 좀 염려스러웠지만,

연신 맛있다며

젓가락질이 바쁘니

또한 예쁘고 고맙다.

아예 딸아이한테

귀갓길 운전대를

대리기사로 떠맡기고

셋 남자들은

순 이슬이를 첨하여

주거니 받거니

한껏 일탈의 기쁨을 누리며

매운탕에 마지막 볶음밥까지

싹쓸이하듯 비워낸 후,

그야말로

식도락기행에서

미식가라도 된 것처럼

거한 표정으로

이쑤시개를 잘근거리며

밖으로 나온다.

 

느긋하고

한껏 도취된 여유로움으로

송어양식장을 돌아보며

함께한 오늘의 나들이에

다 같이 흡족해하고,

연못 주변을 거닐며

함께 고무된 표정으로

깊어진 우리 가족애에

함께 공감하며,

한 가장과 남편으로서

또한 아버지로서의 흐뭇함이

가슴에 뭉클

존재감을 높여준다.

 

집으로 돌아가는 내내

뿌듯한 행복감으로

창밖으로 스쳐가는

바깥풍경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이미

겨울과 봄의 교차로를 지나

화사하고 향긋한 꽃길을

달려가고 있는 것처럼

연신 흥겨운 콧노래를

흥얼거린다.

 

 

202022

미식탐방 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