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의 벼랑 끝
하나님 오신 날,
우뚝 선 백운봉에
근우 산벗님들 뜨시니,
저 멀리 첩첩산중
아득한 연무 바다
성탄의 축복과
성총이 서리고,
모진 눈보라에
발가벗긴 채로
서리꽃을 피워낸
인고의 상고대,
마치 우릴
환영이라도 하련 듯
투명한 햇살에
파르르 몸을 떤다.
천진한 웃음소리가
백운봉 몬당에 흩어지고
해맑은 가슴에
우정의 서리꽃이 피는데,
우리가 내일이면
어언 이순의 나이!!~
이젠 그 무엇도
확신할 수 없고
이젠 그 아무것도
기약을 할 수 없는 나이!!~
영감도 떨어지고
쌩감도 떨어져나가는
예측 불가한 혼미 속에,
더 모으고 더 배불려서
어디다 감춰두고
뭐함서 쓰시려는가?
이 기쁨, 이 행복을
언제까지 누리고 갈지
이젠 그 누구도
장담치 못하며,
이젠 그 아무것도
온전한 내 것임을
누구라도 자신 있게
단언할 수는 없으리.
비록 우리가
기약과 약속은 못할지라도,
아무쪼록
이 세상 인연이
다하는 그날까지,
지금 이처럼 어제처럼
변치 않는
천진한 그 모습으로,
서로에게
든든한 믿음과 빽으로
서로한테 맘 부빌
어덕과 의지가 돼줌서,
이산 저산 구경삼아
맛난 것도 사 묵고
이야기도 나눔서,
더불어 함께 가는
아름다운 노년의
껌딱지같은 이녁들이 돼주면
어떠하리!!?~
2016년 12월 27일
(근우 산벗 백운봉 산행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