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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그리울 날







긴긴 여름

식을 줄 모르는 폭염

한여름 절정에서

정지되어버린 용마산,

그 구성지던 매미소리마저

울음을 뚝 그치고,

고추잠자리 맴돌던

초록 능선엔

낯선 한줄기 바람에

애절한 풀벌레 소리가 스치는데,

망우산 텃새가 되어버린

까마귀 소리만

간간이 잠꼬대하듯

찐득한 열기 속을 뒤척입니다.

 

폭염과 열대야가

거듭 될수록

지난 어느 한겨울이

몹시 그리워지듯,

오늘의 이 혹독한 폭염 또한

오가는 어느 한겨울

못내 그리울 그날이

될지도 모릅니다.

우리 그 날을 위해

남은 이 여름을 진중히,

그리고 예삐

갈무리 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2016821

(폭염29, 열대야19일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