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이야기/특별한 일상

내 안의 향기 찾아 가는 길

꽃길에 머문 바람 2018. 5. 8. 18:15

차창 밖

초록 물 드문드문,

뭉텅뭉텅

솜사탕이 걸린 것처럼

아카시아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달리는 버스 안에서도

내 안의 꿈 속 어머니 계시는

그 영혼의 향기임을

익히 잘 알기에,

 

지그시 눈을 감은 채

아련한 기억 속

내 어머니 분 냄새처럼

향긋한 그 골목길을,

천둥벌거숭이

망아지 고삐 풀린 듯이

만판 누비고 다니다가,

 

문득 꿈에서 깨어

지지난 밤 통분의 광란을

고통스레 기억하고,

 

처참히 일그러진

아비로서의 자존감에

죽음보다 깊은

자괴감에 휩싸이며,

어서 가

죽은 내 어머니 산소 앞에

무릎 꿇고 조아려,

못난 애비의 맘

오롯이 드러내놓고

참았던 설움 몽땅 털어내며,

목 놓아 꺼이꺼이

통곡하고픈 심정으로

달리는 버스 안에서

조바심을 칩니다.

 

 

 

201855

고향 길 버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