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에 머문 바람 2015. 5. 8. 15:42

 

무슨 팔자를 타고났기에

이 굴레를 벗지 못하는지?

무슨 설움 가두고 있어

이토록 울컥울컥 눈물을 쏟는지?

 

비우고 또 비워도

서글픔으로 채워지는,

태초에 움켜쥔 내 몫의

유산이라서?

 

못다 주시고 홀연히 가신

내 아버지의 애절한 사랑이

못내 낯 설은 그리움이라서?

내 형제 내 어머니 기대만큼

폼 나게 잘 살아주지 못하는

부족하고 찌질한 삶이라서?

 

제아무리 인생이

혼자 왔다 혼자 가는

고독한 나그네의 끝없는

방랑일지라도,

제아무리 삶이

세월에 속고 또 속으며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한

허망한 것일지라도

 

고삐에 묶인 채

바동대는 삶이

울컥울컥 서럽다.

빛나보지도 못한 채

주눅 든 인생이

문득문득 애처롭다.

 

 

술잔에 설움 차던 어느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