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에 머문 바람 2013. 2. 5. 18:05

 

 

 

 

 

막바지 겨울을

추스르려는 듯

용마산 등성이에

싸락눈을 흩뿌린다.

도심은 진무 속에

다시 겨울잠 속으로

빠져들고~~

모진 한파에 질린 가슴

몸서리를 쳐대며

겨울이 휘젓고 가는

가파른 산길에

어기적어기적

발자국을 남긴다.

 

순식간에 겨울산은

새하얀 드레스를 갈아입고

분가루를 뒤집어쓴

나무들 가랑이 사이로

가는 겨울을 환송하련 듯

순백 융단을 펼친다.

이 겨울을 등 떠밀고픈

단 한사람만을 배려함인지

인적과 흔적을 애초에 불허한

태초의 동산을 옮겨다 놓은 듯.

 

 

설화가 만발한 환송연에

첫 족적을 올리며

유난스레 혹독했던

또 한 겨울을 배웅하려니

새로운 맘 설레는 맘으로

가슴이 벅차오른다.

은백 세상 길 끝 너머로

화사한 연분홍 빛

연무처럼 어리고

뽀드득 뽀드득 발자국 소리가

꽃피는 춘삼월을 향해 간다.

 

 

2013년 2월 3일

(입춘 하루 전)